영성산책
‘10년간 전도 금지’ 원칙을 세우고 지킨 목사가 있다. 최근 소외계층 아동들의 자작곡 앨범 발매를 이끌어 교계 일각에서 이슈가 된 송경호 좋은씨앗교회 목사다. 한 대형 교회의 부목사였던 그는 안정적인 사역을 뒤로 하고 14년 전부터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위해 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송 목사는 6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교회학교 구원투수’로 불리던 2007년 이전을 회상했다. “학생이 줄어든 아동·청소년 부서에 투입돼 인원을 늘리는 역할을 했어요. 나름대로 다음세대 선교 사역을 충실히 잘하고 있다고 자부했죠.”
그가 아동 전도에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한 건 빈 교실에 남은 한 아이를 만나면서다. 송 목사가 ‘어느 성도의 자녀인지’를 물었지만 아이는 답변을 꺼렸다. 송 목사는 재차 ‘부모님이 누구인지’를 물었고 그제야 “안 계신다”는 답이 돌아왔다. 당황한 송 목사는 자신도 모르게 “왜 진작 말 안 했냐”며 되레 큰 소리를 냈다고 한다. 아이는 “언제는 물어봤어요”라고 소리치며 교회를 뛰쳐나갔다. 갈 곳이 없어 교회로 온 아이를 또 다시 바깥으로 내보낸 것이다.
그날 그는 집에서 펑펑 울면서 기도했다. “사역을 잘 하는 줄 알았는데 저도 모르게 아이를 성도 머릿수를 채우는 한 명으로만 생각해온 걸 깨달았죠. 아이들의 진짜 삶, 영혼에 다가가고 싶다고 하나님께 고백했습니다.” 하나님과 ‘10년간 전도 없이 아이들에게 다가간 뒤 믿음을 얻으면 그때 하나님을 알리겠다’는 약속도 했다.
송 목사(사진)는 2007년 5월 경북 경주에 좋은씨앗교회를 개척하고 두 달 후 푸르른지역아동센터를 등록했다. 부모님 분식집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모은 돈으로 소외계층 아동이 놀 수 있는 장소와 먹을 음식 등을 마련했다. 컴퓨터 자격증반, 화상영어 수업반, 바리스타 자격증반 등 다양한 수업도 열었다.
외로웠던 아이들은 의지할 어른이 생기자 마음을 열어갔다. 아동센터와 그들의 활동을 후원해주는 형제자매의 존재에 감동을 하고 ‘어떻게 이렇게 좋은 분이 계시냐’고 먼저 물어왔다. 질문을 받은 송 목사는 그제야 하나님의 존재를 말해줬다고 한다. “그분들 마음속에 하나님이 계신다고, 그래서 얼굴도 본 적 없는 우리를 이렇게 도와주는 거라고 말했죠. 지금은 아동센터 아이들 대부분이 하나님을 믿고 교회에 출석합니다.”
송 목사는 하나님과의 약속은 지켰지만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 ‘교계의 무관심’이 가장 힘들었다. 모든 교회가 ‘다음세대’를 말하지만 대부분이 지역 아동 전도에만 초점을 뒀다. 송 목사가 대형 교회 세미나에 갈 때마다 ‘교계의 아동학대 예방 지킴이 선포’ ‘아동센터 지원’ 등을 논의했지만 호응을 받지 못했다. 다양한 아동 복지 프로그램을 내놓아도 ‘그렇게 하면 교회학교 학생이 늘어나는 것이냐’는 질문만이 되돌아왔다. 송 목사는 “많은 교회가 아이들의 현실, 삶 자체에는 관심이 없었다”며 “그저 ‘영혼 없이 교회에 앉아있기만 한 아이’를 바라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송 목사와 아이들이 아동학대 예방을 주제로 한 자작곡 앨범 ‘지켜줄게, 너를’을 발매한 건, 아동 복지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모두가 아동학대의 방관자만은 되지 말자는 게 이번 앨범의 메시지다. ‘아이들이 죽고 난 다음에 관심을 가지는 게 아니라, 죽지 않도록 도와주면 좋겠다’는 아이들의 바람도 앨범에 담았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마련한 3000만원으로 비용을 댔다. f(x) 루나, 김현철, 홍경민, 박기영 등 유명 뮤지션도 함께했다. 지난 1일부터 각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 ‘선한오지랖’에서도 앨범 전곡을 들을 수 있다.
송 목사는 앨범 활동과 함께 유튜브를 통해 ‘오지라퍼 정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위 아동에게 관심을 두고 학대 정황이 보이면 신고하겠다는 서약을 모으는 캠페인이다. 장기적으로는 교회가 나서서 ‘아동학대 예방 지킴이’를 선포하는 것을 목표로 담임 목사들을 설득할 계획이다.
송 목사는 교회가 아동 복지에 관심을 두지 않는 한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동에게 성경 공부를 어떻게 잘 가르쳐야 할지만을 고민하는 시대는 갔습니다. 교회가 지역에서 어떤 공동체적 역할을 할 건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교회가 순수한 의도로 아동복지에 참여할 때 다음세대에서의 교회 위치도 말할 수 있습니다.”
국민일보,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9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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